교육

노벨문학상 기념… 『소년이 온다』 인문학길 탐방

5·18 민주묘지와 옛 도청을 방문하여 소설 속 안개꽃의 의미와 소년의 숨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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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며, "왜 안개꽃이지?

안개꽃에 대한 내용이 있나?, 어떤 소년일까?

어디에서 오는 거지?

누구에게 오는 것일까?"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1장 「어린 새」라는 부제목 아래에서 “ 비가 올 것 같아.” 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뒤이어 “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라며 주인공인 동호가 '너'라는 표현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 소설의 첫 배경인 '도청 앞 은행나무와 분수대'가  그려진다.

소설 본문에 그려진 배경을 읽으며 떠올린  「옛 전남도청과 은행나무 그리고 분수대」를 오늘 4월 11일 토요일, 광주광역시에서 실제로 탐방하는 기회가 있었다. 2026 전남교원 직무연수로서,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으로 마련된 『소년이 온다』인문학길 탐방 - 문학기행을 다녀온 것이다.

문학기행을 통해 소설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았다. 5.18민주광장에서 시작된 문학기행은 「시계탑, 옛 전남도청과 도청 앞 분수대, 옛 상무관, 민주의 종」 을 거쳐 횡단보도를 건너  「전일빌딩245」로 이어졌고 「5·18 자유공원, 상무대 영창 및 법정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민주묘지 중앙에 위치한 민중항쟁 추모탑의 모양에도 의미가 있다는 해설사 황행자님(前 역사수석교사, 現 남도역사연구원 부원장)의 이야기에 귀가 쫑긋해졌다.

바로 가운데 동그란 모형은 민주주의의 씨앗이고 그 씨앗을 두 손으로 소중하게 감싸며 지켜나간다는 의미라고 전해주셨다.

이윽고 분향과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함께 한 70여명의 전남교원들이 고개 숙여 5월의 정신을 기렸다.

이어서 해설사 황행자님(前 역사수석교사, 現 남도역사연구원 부원장)이 묘비의 내용과 들려주는 한 분, 한 분 저 마다의 사연에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그 중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가슴 한 켠이 쓰라렸다.

청각장애인 김경철님은 장애인증을 제시하고 수어로 의사를 밝히는데도 공수부대원들이 무차별 폭행하였고, 이로 인해 끝내 숨을 거두었으며 그 당시 그는 백일이 갓 지난 딸을 둔 28살의 젊은 아빠였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특수교사로서 내내 가슴이 아팠다.

그의 묘비 앞에서 한참동안 서 있었다.

한참을 서 있다가 일행을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을 때, 『소년이 온다』의 그 소년의 묘비 앞에 이르렀다. 『소년이 온다』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인 故 문재학님 사진은 교복을 입은 앳된 모습의 그야말로 소년을 담고 있었다.

그 소년이 5.18 당시 친구와 같이 시위대 속에 있을 때,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친구가 쓰러져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심정이 어떠했을까?

그 심정이 소설에서는 친구 정대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동호가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을 수습하며 초를 태우고 혼을 위로하는 것으로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그러면서 “ 사람이 죽으면 빠져나가는 어린 새는, 살았을 땐 몸 어디에 있을까.

찌푸린 저 미간에, 후광처럼 정수리 뒤에, 아니면 심장 어디께에 있을까.” 하는 의문점을 계속 던져주었다.

또 ” 혼은 자기 몸 곁에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까.

그게 무슨 날개같이 파닥이기도 할까.

촛불의 가장자릴 흔들리게 할까” 같이 속으로 되니이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그래서 「어린 새」라는 부제목이 붙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안개꽃 바탕『소년이 온다』의 표지와 달리 한 마리의 새가 있는 번역본의 영문판 책 표지가 떠올랐다.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소년이 온다』가 영문판 번역으로 널리 알려졌다는 보도에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영문판 표지였다.

그래서 호기심에 일본어에 능한 지인과 폴란드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을 통해 일본어판 표지와 폴란드어판 『소년이 온다』표지를 구해 살펴보았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버스터미널 쇼핑센터 內에 있는 서점에서 지인은 전시된 『소년이 온다』를 보았고, 한국 책들이 은근 많아서 흐뭇했다고 하며 『소년이 온다』의 폴란드어에 대한 설명도 해주었다.

이처럼 번역본의 표지들을 보자,  처음 이 소설『소년이 온다』를 접하였을 때 지녔던 '왜 안개꽃이 표지 그림일까 ?' 하던 궁금증이  되살아 났다.

그런데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문학기행에서 어렴풋이 찾을 수 있었다.

소설 속에 나타난 동호, 정대, 정미 누나, 은숙 누나, 선주 누나, 진수 형, 영재 그리고 동호 어머니 등을 비롯하여 국립5·18민주묘지와 전일빌딩245, 기록관에서 뵈었던 이름 모르는 수 많은 사람들이 안개꽃으로 피어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 4장 「쇠와 피 」 114쪽에서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라고 언급된 그 양심 하나 하나가 안개꽃으로 형상화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설평론가 이기호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님이 들려준 '사회적 애도'라는 표현을 통해 추모를 담은 꽃의 의미로도 느껴졌다.

그리고 또 다른 궁금증이었던 '소년'에 대하여 "5·18 과거 속의 소년이 현재로 오고, 나에게로 오는구나"와 같은 답을 찾았다.

한 걸음으로 시작했던 「소년이 온다 」 탐방은 두 걸음, 세 걸음으로 이어져 열 걸음으로 깊이 깊이 소설 속으로 들어간 문학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