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5월, 사창초등학교(교장 유광이) 6학년 학생들의 손에는 저마다 조그만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교과서 속 딱딱한 역사 글자에서 벗어나, 우리 현대사의 가장 뜨거웠던 순간을 직접 눈에 담고 기록하기 위해 광주로 떠나는 6학년 「렌즈 너머의 오월」 체험학습 길이었다.
이번 체험학습은 단순히 유적지를 눈으로만 훑고 지나가는 일회성 관람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역사의 기록자’가 되어 카메라 렌즈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현장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그날의 아픔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가치를 스스로 찾아내기 위해 기획된 특별한 여정이었다. ## 1부: 빌딩에 새겨진 그날의 기억, 전일빌딩245에서 마주한 진실 체험학습의 첫 목적지는 1980년 오월의 삼엄했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전일빌딩 245였다.
전일빌딩은 그 자체로 5·18의 아픈 역사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박물관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증언대와 같은 공간이다.
건물 내부로 들어선 학생들은 고요함 속에 깊게 파여 있는 수많은 흔적 앞에 멈춰 섰다.
바로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으로 인해 벽과 바닥에 실제로 박힌 선명한 총탄 자국들이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하얗게 패어버린 총탄 흔적을 바라보는 6학년 학생들의 눈빛은 일순간 엄숙함과 진지함으로 가득 찼다.
학생들은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들어 올렸다.
화려한 풍경 대신, 빌딩의 기둥과 천장에 새겨진 아픈 역사의 증거들을 조용히 프레임 속에 담아냈다.
영상을 촬영하던 한 학생은 “책에서 헬기 사격 이야기를 보았을 때는 멀게만 느껴졌는데, 눈앞에 실제로 박힌 총탄 자국들을 직접 보니 그날의 무서움과 시민들의 용기가 온몸으로 느껴졌다.”며, “내가 찍은 이 영상도 역사를 잊지 않는 소중한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 2부: 주먹밥의 온기와 연대의 마음을 담다, 5·18민주광장 학생들의 발걸음은 1980년 오월 항쟁의 가장 뜨거운 중심지였던 동구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일대로 향했다.
시민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외쳤던 분수대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도청 건물을 바라보며, 학생들은 잠시 46년 전 그날의 풍경을 상상해 보았다.
광장에 모여 앉은 학생들은 모둠별로 촬영 대본을 나누어 들고 스스로 영상을 촬영했다.
무서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 주먹밥을 나누며 따뜻하게 돌보았던 광주 시민들의 ‘대동정신’ 장면을 찍을 때에는 모두의 얼굴에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 ## 3부: 렌즈를 맞추며 마주한 숭고한 기억, 국립5·18민주묘지 국립5·18민주묘지에 도착한 학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묘역으로 들어서는 학생들의 발걸음마다 학교에서 배우고 고심했던 역사적 순간들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추념문 앞에 선 학생들은 가만히 고개를 숙여 오월 영령들을 향해 마음을 모아 참배를 올렸다.
이어서 진행된 모둠별 촬영 시간, 학생들은 저마다 신중하게 카메라 구도를 잡기 시작했다.
화려하고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함이 아니었다.
묘비 뒤에 담긴 열사들의 용기를 어떻게 하면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지, 평화의 메시지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조용히 고민하는 6학년 학생들의 뒷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의젓했다. ## 우리가 지켜갈 오월의 미래: 온기와 깨달음의 성취 이번 「렌즈 너머의 오월」 체험학습은 사창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교과서 밖 살아있는 역사와 조우하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대규모 이동 중에도 서로를 배려하며 안전 수칙을 완벽하게 지켜낸 학생들의 성숙한 모습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학생들을 이끈 6학년 부장 교사는 “카메라 렌즈라는 작은 창을 통해 역사의 현장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조곤조곤 소통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이 직접 찍은 영상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후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사창초등학교 유광이 교장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은 우리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따뜻한 연대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배움터”라며,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다채로운 현장 중심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을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