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남초등학교(교장 우기윤)가 지난 6월 18일,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에 맞춰 전교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함께하는 전통 방식의 ‘토종벼 손 모내기’를 실시했다.
이번 모내기는 씨를 뿌리기에 좋다는 ‘망종(芒種)’과 낮이 가장 길어지는 ‘하지(夏至)’ 사이의 시기적 의미와 연계하여 진행됐다.
학생들은 현대식 농기계를 사용하는 대신, 옛 선조들처럼 흙을 직접 밟고 허리를 굽혀가며 손으로 모를 심는 전통 방식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절기의 흐름 속에서 기계의 편리함 대신 땀방울의 정직한 가치를 택한 학생들은 학교 텃논에 모여 못줄의 붉은 표식에 맞춰 손수 키운 모를 정성껏 심으며 자연과 하나 되는 생태 교육 현장을 만들어냈다.
특히 장흥남초는 올해 교육과정을 더욱 내실화하여 4학년과 6학년은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한 체계적인 생태 수업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또한 5, 6학년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연간 계획에 따라 생태 텃밭과 텃논을 동시에 책임 운영하며 주도성을 높였고, 일손이 많이 필요한 모내기 단계에서는 유치원부터 전학년이 품앗이 형태로 일손을 보태며 연대와 협동의 가치를 실천했다.
이날 학생들이 심은 모는 지난 4월부터 직접 교내 나무 아래에서 흙을 채취하고 체를 쳐 상토를 만든 뒤, 정성껏 볍씨를 파종해 못자리에서 길러낸 토종종자인 '흑향쌀'과 '멧돼지찰벼'다.
기후 변화에 적응력이 뛰어난 토종종자의 볍씨 발아부터 모판 관리까지 전 과정에 아이들의 손길이 직접 닿아 그 의미를 더했다.
맨발과 맨손으로 텃논에 들어선 학생들은 진흙의 낯선 감촉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으나, 이내 진지한 태도로 줄을 맞춰 나갔다.
손길은 서툴렀지만 전교생이 정성을 다해 일손을 보탠 덕분에 텅 비어 있던 텃논은 이내 푸른 모들로 가득 채워졌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 못줄을 넘겨주고 발을 맞춰가는 모습은 하나의 아름다운 어울림을 자아냈다.
학부모회 역시 이른 아침부터 땀 흘린 아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원한 수박과 포슬한 찐 감자로 풍성한 새참을 준비해 행사의 정을 더했다.
우기윤 장흥남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아이들이 절기의 흐름에 맞춰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흙을 만지며 토종종자를 손으로 심어보는 과정은 교과서를 벗어나 자연과 직접 연결되는 가장 강력하고 소중한 경험”이라며 “화학비료와 석유, 농기계 없이 흙의 생명력을 살리는 전통 농업을 통해 학생들이 창의적인 역량과 생태적 감수성을 지닌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교육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5학년 학생은 “우리가 손수 상토를 만들고 키워낸 작은 모를 하나하나 손으로 흙 속에 뿌리내려 주었을 때 마음이 뭉클했다”라며, “다 같이 땀 흘리고 쉼터에 앉아서 부모님들이 준비해 주신 시원한 수박을 나눠 먹은 것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장흥남초등학교는 이번 손 모내기 이후에도 사계절 내내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생태 교육과정 계획에 따라 2학기 이삭 관찰, 손으로 직접 풀을 뽑는 김매기, 그리고 품앗이로 진행되는 전통 낫질을 이용한 벼 베기와 탈곡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생태 시민 교육을 한층 더 심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