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책에서 세상으로: 다압중 학생주도 인문역사기행의 감동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2박 3일 일정, 역사 현장에서 삶의 질문을 찾다

코리아NEWS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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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다압중학교(교장 이선례)는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간 학생들과 함께 ‘학생주도 전국투어 프로젝트Ⅰ-독서·인문·역사기행’​을 운영했다.

이번 기행은 단순한 현장체험학습을 넘어, 독서와 교과수업에서 시작된 배움을 실제 세상으로 확장하는 학생주도 프로젝트형 교육과정이다.

학생들은 수업과 독서활동을 통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가보고 싶은 장소를 조사하고, 그 이유와 교육적 의미를 발표한 뒤 전체 학생의 투표를 통해 최종 탐방지를 선정했다.

이후 각 장소의 역사와 인물, 공간의 의미를 사전에 탐구하고 현장에서는 스스로 질문하며 배움을 자신의 삶과 연결하도록 했다.

이처럼 ‘배우기-탐구하기-제안하기-선택하기-현장에서 질문하기-성찰하기’의 전 과정에 학생이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교과서 속 지식을 실제 삶의 배움으로 확장하도록 설계한 교육과정이다.

다압중학교는 학교 비전인 ‘배움은 스스로, 나눔은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행복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매 학기 ‘학생주도 전국투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1학기는 독서·인문·역사기행, 2학기는 AI 기반 창의융합예술을 중심으로 운영하며, 학생들이 3년 동안 다양한 지역과 사람, 역사와 문화, 진로를 직접 만나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나에게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것은 무엇인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가?’, ‘이 배움은 오늘 나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품고 현장을 탐방했다.

누군가의 설명을 듣고 따라가는 수동적인 체험자가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고 질문하며 자신이 알게 된 것을 친구들과 나누는 ‘배움의 주체’​가 되도록 한 것이다.

이번 기행은 문학과 독립운동, 실학, 일제강점기, 민주주의와 인권·평화 등 다양한 주제를 하나의 인문학적 여정으로 연결했다.

첫날에는 영랑생가와 시문학파기념관에서 시와 문학을 만나고 일제강점기 문인들의 삶과 저항의 의미를 살펴보았으며, 다산초당에서는 유배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학문과 실천을 멈추지 않았던 다산 정약용의 삶을 돌아보았다.

목포근대역사관에서는 일제강점기 목포의 모습과 근대사의 흔적을 살펴보며 역사를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생각했다.

둘째 날에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 현장을 찾아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질문했다.

마지막 날에는 나주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을 찾아 임진왜란부터 한말 의병과 항일투쟁으로 이어지는 남도 의병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광복 81주년을 앞두고 우리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나라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의 삶을 통해, 역사가 멀리 떨어진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과 오늘의 삶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임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탐방 후에도 배움은 이어졌다.

학생들은 특강과 토론·성찰 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자신의 언어로 다시 정리하고,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인문학적 질문으로 생각을 확장했다.

책과 교과서에서 시작된 배움이 현장을 거쳐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도록 한 것이다.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우고 책과 글로만 접했던 5·18민주화운동을 실제 역사 현장에서 만나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참혹하고 비극적인 역사였다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다”며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당시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 위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나눴다.

이어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이 역사를 오래 기억하고 싶다”며 “앞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이나 반드시 밝혀야 진실이 있다면 용기 있게 말하고, 나 역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역할을 찾아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선례 교장은 “독서인문교육이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면, 학생주도 전국투어는 스스로 질문하고 선택하며 실천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라며 “특히 우리 지역의 역사 현장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와 인권이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용기와 희생으로 지켜져 왔음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속 사람들의 삶을 만나며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질문하고, 그 배움을 오늘 자신의 삶과 연결할 수 있는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압중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는 작은학교의 특성을 한계가 아닌 교육적 강점으로 전환하고 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관심과 성장을 세심하게 살피고, 각자의 배움이 교실 안에 머물지 않도록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의 규모는 작지만 아이들이 배우고 경험하는 세상은 더 넓어질 수 있도록, 학교 밖 세상까지 배움의 공간으로 연결하는 ‘세상을 교실로 확장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작은학교만의 특별한 교육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설명] 독서인문역사기행 포스터, 다산정약용박물관, 김대중노벨상평화기념관, 목포근대역사박물관, 518민주화묘지, 남도의병박물관 방문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