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곡성교육문화회관에서 주최한 '김탁환 작가와 함께 하는 책 산책, 사랑과 혁명의 길을 걷다'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다.
어찌하다 혼자서 가야 하는 나름의 먼길 주암호와 섬진강변을 따라 멋진 자연 풍경과 더불어 유유자적 찾아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이쪽 땅끝 해남에서도 지방도로를 따라서 2시간 20분 거리- 내려올 때 고속도로를 이용해도 비슷한 시간이 걸리더라- 이제 곧 장미축제로 들썩들썩 할 곡성인데도 정작 연수장소인 '미실란'은 초면이었기에 가는 길에 설레임이 가득했다.
건물 곳곳마다 마음이 테마로 차를 마시는 공간은 미실란-씨앗의 마음, 연수 장소는 발채의 마음, 생태책방은 들녁의 마음이었다.
작가의 집필실은 바로 책방 2층임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학교의 예전 건물 도서관이 작가의 집필실이 된 것이다.
사랑과 혁명을 쓰게 된 계기와 책 속의 주인공들이 주로 살던 들녁과 마을 중심의 산책이 주 연수 내용이었지만, 내게는 작가가 섬진강변으로 이주하여 글을 쓰게 된 배경과 하루하루의 일상 그리고 초보농사꾼으로, 지역문화인사로 지역발전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 지를 엿보며 작가의 삶을 엿보는 그 재미가 너무나 쏠쏠했다.
'불멸의 이순신' '사랑과 혁명 1,2,3 ' 장편을 비롯한 황진이, 리심...등 역사추리 소설 '백탑파시리즈' 그리고 사회적 이슈를 다룬 '거짓말이다'', '살아야겠다'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내가 특히 애정하는 모독과 달문의 이야기 '이토록 고고한 연예' 그외에도 여러 권의 중.
단편 소설 및 에세이, 동화를 쓰신 인상 좋고 착하게 생기신 작가를 난 정말 만나보고 싶었다.
만남의 시작은 생태책방에서 뵈었지만 쑥스러움 그 자체로, 눈도 제대로 못마주치는 상황이라 강의 중간에라도 정작 궁금한 것을 묻지는 못했다.
할 수 없이 훗날을 기약할 밖에...가을에 또 작가와의 만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교육재단이 광고를 하였기에 위로가 되었다.
'김탁환 월드'에서 무수히 만들어 진 수 많은 인물들을 다 기억하는지와 아니면 새로운 세계의 인물들이 창출되면 또 하나의 세상을 독립국가로 세우는지...아니면 계속 영역을 확장하는지...마냥 궁금하기 짝이 없지만, 장편소설, 중편소설, 단편소설에 니오는 무수한 인물들을 창출하고 기억하고 계속 그 캐릭터를 유지하는 창작의 세계는 범인으로써는 상상을 할 수가 없다.
마냥 존경스러움뿐이다.
한번 다녀왔던 곳이라고....이제는 작가의 에셋이 '섬진강 일기'를 날마다 쪼개읽기 시작했다.
바로 바로 스케치가 되는 것이 신기하다.
미실란을 다녀오기 전 섬진강 일기를 읽을 때와 다녀온 후에 작가와 그 배경을 투영시켜 읽어내는 것 자체가 정말 다름을 깨달았다.
섬진강 일기 중...
뒤집기 (4월 1일) 오전엔 글밭, 오후엔 텃밭 마음을 뒤집듯 흙을 뒤집는다.
글을 쓰는 틈틈이 노작을 기꺼이 공동체와 함께 손수 자발적으로 땀 흘리며ㅡ온갖 밭일, 논일생태농사꾼으로써의 피, 땀, 눈물을 기쁘게 감당할 수 있는지....해본 사람만 아는 그 수고로움과 끝없는 일거리를 어떻게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면서 조정을 할 수 있는지도 궁금타.
그 궁금증들은 날마다 쪼개 읽던 섬진강 일기를 보면서 저절로 해결이 되더라.
글쓰기 수강생들을 향한 수료증 문구 "자연을 아끼고 마을을 가꾸며 이웃을 위하는 다정한 글을 꾸준히 구상하고 쓰고 다듬기 바랍니다" 속에서 작가의 꾸준한 부지런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작가가 김탁한월드의 주인공들과 이별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많이 해결이 되는 문장을 찾았다.
장편 하나를 마치면 일주일에서 열흘을 걷곤 한다.
걷다가 남다른 풍경을 만나면 나누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건넸다.
소위 역사 소설을 많이 써온 탓에, 등장인물 대부분이 이승을 일찌감치 떴다.
백 년 전, 오백 년 전, 천 년 전,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 저마다의 삶을 살다 갔다.
그 삶에 대한 기록을 읽고 상상하고, 내 문장으로 쓰면서 그들을 알아나갔다.
정을 주고 받았다.
내 삶의 힘든 순간마다 대화하며 위로받고 용기를 얻었다. ....더불어 그냥 살아가는 것,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대화하고 그렇게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어떤 과거일지 현재일지, 또한 미래의 그 누구일지라도 상관없이 나만의 영역에서 존재한다는 것이 신비롭다.
난 또 하나의 작품에서 작가를 알았을 뿐인데 그 작가의 통째의 삶을 알아가고 싶어하는 나만의 욕심이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