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고교생들이 직접 연구하고 정책까지 제안한 ‘영산 학술제’

경제·생명과학·교육 등 다양한 분야 탐구…창의적 문제해결력 입증

영산고등학교는 7월 14일 교내 다목적강당에서 전교생이 참여한 가운데 학생들의 다양한 탐구 성과를 공유하는 ‘영산 학술제’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제는 학생 주도의 심화 탐구 활동을 통해 학문적 소양과 비판적 사고 역량을 기르고, 학술 발표와 토론 경험을 바탕으로 논리적 의사소통 능력과 학문적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학술제에 참여한 학생들은 관심 분야가 비슷한 학생들과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연구 주제를 선정했다.

이후 탐구 계획 수립과 자료 조사, 실험 및 분석, 중간 점검, 교사 피드백, 결과 보고서 작성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연구 활동을 진행했다.

단순히 조사한 내용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와 과학, 교육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제언을 내놓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경제·정책 분야에서는 미국의 경제 정책과 제조업 발전 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추진해야 할 산업 및 정책 전략의 방향을 제안했다.

국제 관계를 다룬 발표에서는 ‘디리스킹’과 ‘디커플링’의 개념과 차이를 설명하고,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는 경제적 이해관계와 국가안보를 함께 고려해야 효과적인 외교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학생들의 창의적인 연구가 이어졌다.

무중력 상태에서 나타나는 단백질 결정화 작용을 탐구한 팀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관련 생물학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 다른 팀은 중금속이 단백질 효소의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고, 녹차에 포함된 카테킨의 농도에 따라 효소 활성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생활 속 문제에서 출발한 연구도 발표됐다.

마스크의 종류에 따른 필터 효능을 비교한 학생들은 KF94 마스크와 다른 종류의 마스크가 미세 입자를 차단하는 정도를 살펴봤다.

이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한 안면부에서 미생물이 번식하는 정도를 비교하여, 마스크 내부의 피부 미세 환경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생물 번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효소 고정화 마스크’의 개발 가능성을 제안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수행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바람’을 주제로 질적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팀은 학생들의 경험과 의견을 수집·분석해 수행평가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고,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요구를 반영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학생들이 직접 교육의 당사자로서 학교 평가의 의미와 운영 방식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학술제는 경제, 외교, 생명과학, 환경, 교육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이 실제 사회 문제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학생들은 교과별 지식을 융합해 연구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통합적 사고력을 드러냈다.

일부 학생들은 학술제 발표 이후에도 연구를 보완하고 후속 탐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 활동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학문 탐구로 확장될 가능성도 보여줬다.

학술제를 지도한 강O주·김O중 교사는 “학생들이 각자의 관심 분야에서 창의적인 주제를 직접 선정하고, 장기간의 탐구를 거쳐 연구 결과와 제언까지 도출했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학술제 발표로 연구를 끝내지 않고 부족한 내용을 보완해 후속 연구를 이어가려는 모습에서 학생들의 학문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보여 준 탐구력과 협동심은 대학생의 연구 활동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 연구의 깊이와 완성도를 더욱 높여 간다면 미래의 훌륭한 학술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영산 학술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자료와 실험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학문적 성장의 장이었다.

학생들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작은 질문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