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사람들이 산으로 끌려왔다.
이름 대신 번호처럼 불렸다.
죽도봉 골짜기는 말이 없는 장소였다.
바람도 낮게 지나갔다.
숫자는 짧았고 죽음은 길었다.
경찰서에 있던 사람들이 트럭에 나뉘어 실렸다.
두 대, 세 대, 쇳소리가 흔들릴 때마다 누군가는 눈을 감았다.
길은 길지 않았다.
도착은 너무 빨랐다.
이미 죽어 있던 자리로 살아 있는 사람들이 내려왔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더 이상 셀 수 없을 때까지.
몸들이 쓰러지고 이름들이 끊어졌다.
연기는 하늘로 올라갔지만 아무것도 데려가지 못했다.
타버린 것은 몸이었고, 남겨진 것은 지워지지 않는 냄새였다.
그들 중에는 이미 한 번 싸웠던 이들의 가족도 있었다.
나라를 되찾겠다고 목숨을 걸었던 사람의 이름이 다른 시대의 총구 앞에서 다시 꺼졌다.
역사는 한 번만 아픈 것이 아니었다.
지금도 죽도봉에 서면 바람이 먼저 타오른다.
불은 꺼졌지만 재는 남아 흙 속에서 숨을 쉰다.
누군가 발로 밟고 지나가면 그 아래에서 아직도 이름들이 천천히 타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