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활동의 가장 특별한 점은 어른들의 지시나 정해진 틀이 없다는 것이다.
학기 초, 뜻이 맞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자치 모임인 ‘영원회’를 꾸렸다.
사회를 볼 사람, 진행을 도울 사람, 기록을 남길 사람 등 저마다 역할을 나누고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직접 머리를 맞대어 짜기 시작했다.
소통 라면부터 소원등까지, 아이들의 아이디어로 채워진 시간 학생들이 중심이 되자 활동은 딱딱한 훈화 말씀에서 벗어나 활기차고 다채로운 ‘체험의 장’으로 변모했다.
소통 라면 먹기: 평소 서먹했던 선후배, 혹은 교사와 마주 앉아 뜨끈한 라면 한 그릇을 나누며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편하게 털어놓았다.
라면 국물만큼이나 따뜻한 정이 오고 간 시간이었다.
소원등 만들기: 어두운 학교를 환하게 밝힐 소원등을 직접 만들며, 나의 고민을 돌아보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예쁜 추억을 쌓기도 했다.
선배 모시기: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간 선배들을 초청해 삶의 지혜를 구하고 미래에 대한 길을 함께 고민하는 진지한 에피소드도 펼쳐졌다.
단순히 앉아서 듣는 인성교육이 아니라, 손으로 만들고 입으로 나누며 몸소 부딪히는 시간 속에서 학생들은 실생활 속 바른 습관과 배려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 나갔다.
지난 7월 8일 수요일 저녁에는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조금 특별한 종강 모임이 열렸다. 7명의 학생을 위한 ‘합동 다짐식’이었다.
이날 7명의 학생은 부모님이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 위에, 앞으로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갈지 스스로 다짐하는 ‘삶의 지표(새로운 이름)’를 마음에 품었다.
"스스로의 마음을 잘 쓰고, 세상을 밝히는 아름다운 시작이 되기를..." 내가 행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겠노라 다짐하는 학생들의 눈빛은 밤하늘의 별보다 빛났다.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상식까지 더해져, 교실은 훈훈한 감동으로 가득 찼다.
활동을 곁에서 지켜본 김수연 선생님은 학생들이 보여준 성장에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일과 후 늦은 시간이라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차분한 밤 시간이라 낮보다 훨씬 오롯하게 마음을 모으더라고요.
하루를 평온하게 마감하는 아이들을 보며 진심으로 깊이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3학년 선배들이 주도적으로 모임을 이끌면서 후배들의 손을 잡고 ‘같이 가자’고 다독이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흐뭇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공부의 참된 맛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 교사로서 참 보람찬 한 학기였습니다.” 어른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교육이 아닌, 직접 재료를 고르고 요리를 하며 마음의 힘을 길러낸 영산성지고 아이들.
스스로 마음을 쓸 줄 아는 학생들이 만들어갈 앞으로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