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어느 날 , 10살 딸아이를 데리고 소아과에 진료를 보러 가서의 일입니다.
가슴이 세 달 전에 진료를 볼 때 보다 더 발달되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의 목 뒷덜미, 겨드랑이를 살피시며 색소 침착여부를 보십니다.
그 다음 아이에게 “ ○○야, 선생님이 옷 속으로 가슴을 좀 만져봐도 될까? ” 하니 긴장한 아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 쪽 가슴이 멍울이 잡혀서 성호르몬이 나오는 것 같다시며 성조숙증 확진 검사를 받자고 하십니다.
아이 생일 한 달 전에도 시간 간격을 두고 혈액을 5번이나 채취해서 검사했는데 확진 수치가 안 나왔더랬죠.
아이가 힘겨워 하던 걸 한 번 더?
또 많이도 울겠구나 .싶었죠.
아니나 다를까, 팔의 혈관이 잘 보이지 않는 체질의 아이는 초보 간호사의 매서운 팔 때리기를 견디며 훌쩍이기 시작합니다.
보다 못한 제가 “여러 번 찌르지 않게 경력 많은 선생님이 주사를 해 주세요.” 하고 말씀을 드렸어요.
다른 간호사 분이 오셔서 혈액 채취를 위한 주사 바늘을 한 번에 찌르는데 성공했는데도 아이는 “엉엉~ ” 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지켜보는 저도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렇게 5번의 혈액 채취를 마치고, 결과는 전화로 알려준다고 합니다.
기다리던 병원에서 온 전화에서 의사선생님이 알려주시길 성조숙증 확진 수치가 나왔다고, 보호자가 치료 결정을 하시면 내원하라십니다.
전화를 끊고 아이에게 이르게 가슴이 나오고 월경을 시작해 버리면 키 성장이 안 되니,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으러 다니자며 설명을 했어요.
아이는 겁이 난 눈빛으로 큰 저항 없이 고개를 끄덕여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부쩍부쩍 잘 크는 아이를 온전히 기뻐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 참 안타까웠어요.
숙제를 하러 방에 들어가는 아이 등 뒤로 ‘아직도 내 눈에는 철부지 아기 같은데, 조금만 더 천천히 자라주렴!
엄마, 아빠가 예쁘고 귀여운 네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말이야.’ 하고 조용히 되뇌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