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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놓친 그 발자국, 1019 여순을 슬피 잊지 않는다

열한 번째 무덤이 되지 못한 생명의 자국을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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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발자국이 있다.

무덤은 죽은 사람의 자리이고 발자국은 살아남은 사람의 자리라는 것을.

별들은 아직 잠들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먼저 끌려왔다.

한 사람의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산 자를 먼저 받아들였다.

들판은 갑자기 넓어졌다.

바람은 어디론가 달아났고 억새들은 몸을 낮추었다.

흙 속으로 들어갔다.

한 사람은 일어나 달렸다.

죽음이 놓친 그림자 하나.

어둠 속으로 사라진 사람.

죽는 일만큼 아프다는 것을.

봄마다 풀이 돋는다.

그 발자국 위에도 돋는다.

끝내 무덤이 되지 못했다.

누군가는 기억해야 했으므로.

그날의 풀 한 포기다.

열 개의 무덤을 적시고 하나의 발자국 쪽으로 먼저 눕는다.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올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