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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은 왜 하늘을 향하는가: 여순 사건의 침묵과 기억

분단의 아픔을 딛고 돌이 되어 살아나는 역사의 증언

돌은 왜 하늘을 향하는가: 여순 사건의 침묵과 기억 - 일반 | 코리아NEWS
돌은 왜 하늘을 향하는가: 여순 사건의 침묵과 기억 관련 이미지 © 코리아NEWS

한반도의 모양을 하고 있었으나 누군가는 남쪽만 보았고 누군가는 북쪽만 보았다.

하나의 몸으로 누워 있었지만 둘로 갈라진 그림자만 보았다.

바람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바람은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알지 못했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침묵도 알지 못했다.

오랫동안 묻혀 있던 것들이 땅속에서 천천히 밀어 올리는 힘을 느꼈다.

나무처럼 자라지는 못하지만 기억은 돌을 자라게 한다.

누군가 잊지 않으려 할 때마다 돌은 조금씩 높아지고 누군가 이름을 불러줄 때마다 돌은 조금씩 하늘 가까이 간다.

위를 향해 뻗은 돌들은 마침내 하늘을 가리키며 라고 말하는 손가락들이다.

탑 아래에 서 있었다.

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은 이상하게 따뜻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억울하게 살아남은 사람도 모두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을 돌은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사람들은 돌을 세웠다.

사람들은 이름을 다시 불렀다.

서로를 향하던 총구보다 서로를 향한 손길이 더 길게 남기를 바라는 한 시대의 늦은 소망이다.

돌 끝에 마지막 빛이 걸린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한다.

하늘을 향해 자라는 것이라고.